2023-07-18 01:15
어제까지, 여름을 에어컨 없이 지냈다.
지금 살고 있는 오피스텔 냉방 시설이 고장나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지내다, 드디어 어제 이동식 에어컨을 달았다.
그간 더위에 적응해 가고 있었는데, 단 하루만에 다시 에어컨에 적응 - 해버렸다.
에어컨 없이 그냥 버텨볼까 싶었지만, 이번 장마의 습기는 날 비웃었다. 감히 나를? 한다.
실내 습도 80%. 바닥에 조금씩 물기가 생기기 시작하고, 별 것 아닌 장비가 신경쓰였다. 건반 안쪽 어딘가 붙어있을 고무가 삭을 것 같았고, 쓰지도 않는 컴플리트 머신이며 각종 컨트롤러가 여름을 버티지 못할 수도 있단 생각에, 더이상 버티지 않기로 했다.
잘했다.
설치하느라 반나절을 썼지만,
결국 이사를 가며 당근 신세가 되겠지만,
노캔 에어팟을 껴야 할 만큼 시끄럽지만,
취침모드는 액정이 눈꼽만큼 어두워지는 게 기능의 전부이지만,
습도를 단숨에 내려주고,
무릎을 쓸어내릴 정도 만큼은 시원함을 주고,
무엇보다 언제든 틀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이제 일만 하면 돼.
728x90
728x90
'시공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잼버리가 왜 안 되지? (0) | 2023.09.17 |
---|---|
언어와 문자 (0) | 2023.09.17 |
너 티야? (0) | 2023.09.17 |
Apple GPT? (0) | 2023.09.17 |
에어컨이 안 나와요 (0) | 2023.09.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