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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운드디자인

GSD&X (10) - 사운드 분류

by 현덕. 2023. 10. 3.

2023.09.28 - [게임사운드디자인] - GSD&X (9) - 디자인하기

게임 사운드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 (10)

2장. 디자인하기

2. 사운드 분류 - UI 사운드의 관점에서

게임 사운드를 분류하기 전에, 사운드 UI의 측면에서 먼저 사운드를 어떻게 분류하는지 알아봅시다. 이는 '소리' 그 자체에 대한 구분이 아니라 UI의 측면에서 바라본 시각임을 먼저 기억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바꿔 말하면 사운드의 역할에 따른 구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1) 피드백 Feedback

2) 알림 Notification

3) 경고 Alert

 

연구자에 따라 분류는 다를 수 있지만 저는 위와 같이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합니다. 여기서 3을 2와 같은 것으로 취급하여 피드백와 알림음 두 가지로 구분하기도 하지만, 알림과 경고는 중요하게 다른 특징이 있어서 별개의 것으로 합니다.

 

1) 피드백 사운드

  사용자의 어떤 행위에 대해 그 행위를 반영하여 즉각적으로 출력하는 소리를 말합니다. 즉, 사용자가 그 행위를 했음을 확인해 주는 소리인 겁니다. 예를 들어 화면 속의 키보드를 터치할 때 그 터치음, 특정 버튼을 눌렀을 때의 버튼음 등입니다. 이 외에도 페이스북 앱에서 리프레쉬를 하기 위해 화면을 아래로 끌어내렸다 놓으면 뭔가를 당겼다 놓는 것 같은 소리가 나는데, 이 역시 피드백에 해당됩니다. 중요한 것은 1 사용자의 행위가 있고, 2 그 행위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또는 응답-을 소리로 하며, 3 그 소리는 행위 대상의 물성 또는 메타포를 따른다는 겁니다.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에도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맥북의 터치패드를 클릭하면 나는 소리는 실제 물리적으로 눌려서 나는 소리가 아니라, 압력을 감지하여 그 반응을 스피커 또는 진동자를 통해 내는 것입니다.

  맥북(초기 버전 제외)에 있는 터치패드는 클릭을 해도 실제로 눌리지는 않습니다. 이 안에는 누르는 압력을 감지하는 센서가 있고, 진동을 줄 수 있는 햅틱(촉각) 엔진이 있어서, 클릭을 할 때 딱 그 정도의 미세한 진동을 주기 때문에, 사용자는 클릭을 했다고 착각하는 것입니다. 이는 청각이 아닌 촉각에 해당하지만, 진동은 소리를 동반하기 때문에 사운드 영역에 포함시키기도 합니다.

  이처럼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소리로 전달하는 피드백에는 역시 애플의 볼 마우스가 있습니다. 아래 사진의 오른쪽에 있는 것인데, 저 볼 모양의 휠을 돌릴 때에는 그림 왼쪽의 마우스처럼 '드르륵'하는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물리적으로 걸리는 부분이 없기 때문에 손 끝에서 아무 느낌도 안 나죠. 이 경우 기존 마우스 사용 경험과 매우 달라서 사용성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애플 볼 마우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애플은 마우스에 스피커를 넣고 인위적으로 그 소리를 냈습니다.

볼 마우스 내부 - 작은 스피커가 보인다.

 

  볼의 모양으로 보아 어딘가에 걸릴 부분이 없는데도 '드르륵'하는 느낌이 나서 당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했는데, 스피커에서 나는 소리를 마치 손끝에서 느껴지는 것으로 착각하여 이물감 없이 사용할 수 있었던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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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면, 전기 자동차의 엔진(모터) 소리도 피드백 사운드에 포함시킬 수 있을까. 가속 페달을 밟는 즉시 그에 반응하여 소리가 나지 않나.

  일반적으로 이 엔진 소리를 피드백 사운드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피드백 사운드는 행위의 대상이 가진 물성을 따라갑니다. 즉 타자기 모양의 키보드 화면을 터치하면 타자기 소리가, 라디오 버튼 모양을 가진 버튼에서는 그 버튼의 느낌을 가진 소리가 나는 식입니다. 페달을 밟는 것은 엔진을 작동시키기 위한 행동일 뿐, 페달 자체에서 엔진 소리가 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피드백 사운드라 할 수는 없습니다. 만일 페달을 밟을 때 나는 피드백 사운드를 만들어야 한다면, 말 그대로 페달을 밟을 때 나는 '덜그럭' 같은 소리를 만들어야 하겠죠. 다만, 액셀을 밟는 행위가 곧 엔진을 움직인다는 직결성(심리적으로)이 있기 때문에, 누군가 피드백 사운드라 주장한다면 그렇게 볼 수도 있습니다. 

 

2) 알림 Notification

  휴대폰을 기준으로, 위의 피드백 사운드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알림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벨소리, 문자 알림, 알람 소리 등은 물론이고 시스템이 알려주는 각종 상황에 대한 안내의 상황에서 나오는 모든 소리는 알림음에 포함할 수 있습니다. 여기엔 사용자의 행위가 꼭 필요한 것은 아니고, 행위가 있다 해도 그 사운드의 메타포는 사용자의 행위(터치 등 실제 현실에서의 행동)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습니다.

  말이 좀 어려운데 풀어서 설명하자면, 예를 들어 알람을 설정하면 그 시간에 알람이 울릴 텐데, 이는 사용자의 직접적 행위의 결과가 아니라 '계획'의 결과입니다. 때문에 그 소리는 위 피드백 사운드처럼 어떤 물질이 가진 '물성'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표현합니다. 전화가 왔어, 문자가 왔어, 시간이 됐어 등 구체적인 상황이 왔음을 알리는 겁니다. 즉, '의미'를 담고 있는 소리입니다.

 

3) 경고 Alert

  '경고'를 해야 하는 상황은 '위험'을 담고 있기 때문에 알림과는 다르다는 취지에서 별도로 분류했습니다. 

  그러면 배터리가 거의 다 됐으니 충전하라는 경고 메시지는 알림인가 경고인가 애매합니다. 이것을 구분하는 명확한 기준이란 건 없지만, 사용자가 그 사운드의 볼륨을 조절할 수 없다면 경고라 할 수 있겠습니다. 우리 일상에서 휴대폰에서 '경고'를 들을 일은 거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지하철에서 열차가 들어온다고 알리는 소리, 불이 났을 때 울리는 사이렌 소리, 앰뷸런스나 소방차가 이동할 때 나는 소리 등은 우리 의지와 상관없이 크게 울립니다. 실제로 위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종류의 소리는 개인 사용자 혹은 어떤 집단이 볼륨이나 소리의 종류를 마음대로 조절하면 안 됩니다. 실험에 의해 경고의 의미로 가장 적합하다고 정의한 소리를 사용해야 하고, 볼륨도 그렇습니다. 생명과 직결된 소리니까요.

 

 

 

* 게임 사운드 과정이 끝나면 사운드 UI/UX에 대해 다룰 텐데, 그때 좀 더 깊이 들어가 보겠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게임에 있어서의 사운드 분류를 알아봅니다.

2023.10.10 - [게임사운드디자인] - GSD&X (11) - 사운드 분류 2

 

GSD&X (11) - 사운드 분류 2

2023.10.03 - [게임사운드디자인] - GSD&X (10) - 사운드 분류 게임 사운드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 (11) 2장. 디자인하기 3. 사운드 분류 - 게임에서의 분류 게임에 필요한 사운드는 사운드의 형태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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