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3
2008-10-27 01:11:46
일본에 온 지 이제 거의 두 달이 되어간다.
이건 그냥 일본 2개월 차 신입의 시각이다.
오늘 내가 있는 곳에서,
홍보를 겸한 무료 강좌를 열었는데,
주제는 디지털 워크플로우(Digital Workflow)다.
봤다.
내용은 별 것 없다.
나도 수년 전에 이런 내용으로 강연을 한 적이 있을 정도로 그냥 기초적인 내용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것이니 당연하다.
(이걸 갖고 이제부턴 이게 중요하다라고 얘기하는 건 좀... 그랬다.)
하지만, 포장을 참 잘한다. 프리젠테이션도 아주 훌륭했다.
그게 다였다.
주최자는 학생 모집을 위한 홍보 강좌를 훌륭히 했다.
*
잠시 안쓰러운 생각이 들었다.
듣는 사람은 어떤지 몰라도,
우리나라에선 이미 한물 간(?) 것을 이렇게 잘 포장하는 것도 실력이라 치고,
앞으로 이것에 혹해서 이 강좌를 들으러 오는 사람들은 어떻게 될지.
*
하지만 일본의 저력이 또 이런데 있기도 한 듯.
중급, 중상급 정도의 수준에서는 우리나라가 훨 나은 듯하다.
하지만 상급, 최상급으로 올라가면 뭔지 모르게 역전된다.
*
적어도 내가 본 바로,
우리나라 사람은 위의 강좌 내용을 개나 소나 다 할 줄 안다.(개나 소까진 아닐지 몰라도)
전화기마냥 컴퓨터가 보급되어 있고,
인터넷도 빠르니 뭔가 주고받기 좋아서,
보는 것이 많으니 할 줄 아는 것도 많아지게 된다.
문제는 거기까지라는 거다.
그 이상으로 올라가려 하지도 않고,
올라가도 알아주는 사람도 없다.
올라갈 이유가 없다.
*
근데 얘들은 올라간다.
꾸역, 꾸역, 천천히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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