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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간

창의력이란 무엇인가

by 현덕. 2024. 10. 4.

https://www.youtube.com/watch?v=r2rO-NeDYFg

 

음악을 만들어주는 Suno라는 사이트에 제 곡 '꽃'의 가사를 넣어 만든 곡입니다. 가사를 제외한, 곡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AI가 만들었죠.

Suno가 생긴 지는 좀 됐지만, 얼마 전 업데이트가 있기도 했고 최근 이슈가 생겨 들어가서 테스트해 봤는데, (매우) 많이 좋아졌습니다.

 

이 곡을 만든 Suno AI는 인트로, 1,2절 가사, 브릿지 등을 설정해서 곡의 구조를 만들 수 있는데, 이 경우는 그런 구조를 지정해 주지 않고 만든 겁니다. 즉, AI가 알아서 곡 구조를 구성하여 만든 겁니다. AI가 어떤 분석과정을 거치는지 몰라도 뭔가를 분석하고 학습한 대로 만들었겠죠?

여전히 가사를 붙이는 부분은 아직 어색하고,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느낌으로 곡을 뽑아내기는 하지만, 그냥 이렇게 사람이 썼다고 해도 믿을 수준의 음악이 나오네요. 제 성향으로는 나올 수 없는 스타일의 곡이라 나름 참신하고 곡을 쓸 때 참고도 될 만합니다. AI는 학습을 토대로 곡을 만들었을 테고, 그 때문에 한계도 분명해 보입니다. 여러 가지 시도를 해 봤는데, 비슷한 장르에서는 비슷한 선율이 나옵니다. 아직은 학습량이 충분치 않고, 그걸 조합해 내는 방법도 조금은 부족해 보이지만, 머지않아 해결되겠죠. 

 

저는 AI를 나쁘게 보진 않습니다. AI가 많은 음악을 학습하여 곡을 만드는 과정이나, 인간이 음악을 만드는 과정이 사실 별 다를 바가 없거든요. 여기에 개인의 창의력이 들어가는 것이 인간과의 차이점이라 말할 수도 있겠지만, 창의력이 과연 인간 고유의 능력일까요.

AI 역시 학습한 걸 그대로 내놓는 건 아닙니다. 나름 무언가를 조합하여 새로운 걸 만드는 거죠. 학습을 많이 할수록 더 다양하고 완성도 높은 음악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건 분명합니다. 그 예로 Suno의 초기 버전에서 보이던 어색하고 엉뚱한 멜로디 선율이 현재 버전에서는 현저히 줄었습니다. 현재의 ChatGPT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이 모든 것이 불과 1~2년 사이의 일입니다. 오히려 ChatGPT는 정보의 진위 여부가 중요해서 신중할 필요가 있지만, 음악은 아니잖아요?

 

 

이 곡의 끝 부분을 들어보세요. (02:40 부터) 약간의 쉼이 있다가, 추가로 마무리를 넣습니다. 아무 설정도 안 했는데 그냥 알아서 한 겁니다. 

 

이런 식으로 시간이 더 흐르면 완성도도 더 높아질 것이고, 그리고 더 시간이 흐르면 우리가 듣는 대다수의 음악은 AI가 작곡한 것이 될 겁니다. 설마가 아니라, 이건 당연히 그렇게 되리라 봅니다. '아직도 곡을 직접 쓰는 작곡가가 있다니'라는 말을 듣기까지 아마도 10~20년 남았으려나요. 도공이 장인이 되듯, 작곡가가 장인으로 남을 날이 곧 올 겁니다.

 

그렇다고 그런 세상이 암울한 세상일 거란 얘긴 아닙니다. 인간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은 (당연히) 나올 것이고, 모든 신기술이 그렇듯 기존 질서를 깨는 역할을 하겠지만, 인간 스스로가 도구가 되지 않는 한 AI는 인간의 도구로 남을 겁니다.

 

조만간 성가도 한 번 올려볼게요.

 

https://suno.com 

 

Suno

Suno is building a future where anyone can make great music.

sun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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