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많이 띄는 것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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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7 23:48:27
자판기.
이미 알려져 있듯이, 자판기가 엄청 많다.
골목골목 다 있고,
깨끗하다.
관리가 잘 되는 것같다.
음료수를 뽑았고, 거스름돈이 나왔다.
몇번이고 먹었는데도 못느꼈던 것인데, 일단 음료를 뽑고 나면 그 즉시 거스름돈이 나온다.
전혀 이상한게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것과는 조금 다르다.
우리나라의 자판기는 음료를 뽑고 난 후 반환 레버를 돌리거나
아니면 일정 시간이 지나야 거스름돈이 나온다.
조금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빨리빨리'로 따지자면 세계 최고인 대한민국인데, 이건 뭘까.
일본에서는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다.
회사의 점심시간에도 각자 준비한 도시락을 먹거나 부근 음식점에서 사다가 책상에서 혼자 먹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아니 이 사람들 왜 이러지...
라고 생각해봐야 문화가 그런걸 탓할 순 없지.
'혼자'서 무언가를 하는 것이 익숙한 문화인지,
정말 그런 것들이 다른 사람에게 폐가 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여하튼 그렇다.
그래서인지 자판기 거스름돈이 빨리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생각하게 된다.
돈을 넣고 두 개를 동시에 뽑지 못한다.
하나만 뽑을 수 있다.
우리나라 자판기 앞의 풍경과는 좀 다르지 않나 싶다.
'너도 커피 마실래? 또 마실 사람?' 등을 물어보고 서너개를 동시에 뽑는 것과,
그런 것 묻지 않고 무조건 하나만 뱉는 것과는 분명 다르다.
자판기 회사의 음모가 있다거나 하지 않는 이상.
어쩌면 거스름을 잊지 않고 가져가게 하려는 배려일 수도 있다.
이런 맥락이라면 우리 자판기의 '시간지연'이 돈을 더 벌기 위한 작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기계는 언제나 그 나라 사람의 문화를 농축하여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것을 찾는 것도 작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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