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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오사카 일기

눈에 많이 띄는 것 4

by 현덕. 2023. 9. 15.

눈에 많이 띄는 것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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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0-07 23:48:27

 

자판기.

 

이미 알려져 있듯이, 자판기가 엄청 많다.

골목골목 다 있고,

깨끗하다.

관리가 잘 되는 것같다.

 

음료수를 뽑았고, 거스름돈이 나왔다. 

몇번이고 먹었는데도 못느꼈던 것인데, 일단 음료를 뽑고 나면 그 즉시 거스름돈이 나온다. 

전혀 이상한게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것과는 조금 다르다. 

우리나라의 자판기는 음료를 뽑고 난 후 반환 레버를 돌리거나 

아니면 일정 시간이 지나야 거스름돈이 나온다. 

조금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빨리빨리'로 따지자면 세계 최고인 대한민국인데, 이건 뭘까.

 

 

일본에서는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다. 

회사의 점심시간에도 각자 준비한 도시락을 먹거나 부근 음식점에서 사다가 책상에서 혼자 먹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아니 이 사람들 왜 이러지... 

라고 생각해봐야 문화가 그런걸 탓할 순 없지. 

'혼자'서 무언가를 하는 것이 익숙한 문화인지, 

정말 그런 것들이 다른 사람에게 폐가 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여하튼 그렇다.

 

그래서인지 자판기 거스름돈이 빨리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생각하게 된다. 

돈을 넣고 두 개를 동시에 뽑지 못한다. 

하나만 뽑을 수 있다. 

우리나라 자판기 앞의 풍경과는 좀 다르지 않나 싶다. 

'너도 커피 마실래? 또 마실 사람?' 등을 물어보고 서너개를 동시에 뽑는 것과, 

그런 것 묻지 않고 무조건 하나만 뱉는 것과는 분명 다르다. 

자판기 회사의 음모가 있다거나 하지 않는 이상. 

 

어쩌면 거스름을 잊지 않고 가져가게 하려는 배려일 수도 있다. 

이런 맥락이라면 우리 자판기의 '시간지연'이 돈을 더 벌기 위한 작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기계는 언제나 그 나라 사람의 문화를 농축하여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것을 찾는 것도 작은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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